교토역 근처에 현지인 오코노미야키 맛집 야마모토맘보가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현지인'이다. 여행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고 오코노미야키인데 야끼우동 먹고 온 느낌? 나는 재미있게 즐기고 온 야마모토맘보를 소개해 본다.
글, 사진: 바이뷔
호불호가 갈리는 교토역 야마모토맘보
야마모토맘보는 교토역에서 가모강 방향으로 가다 다카쿠라 거리에 있다. 소박한 현지 감성과 투박한 분위기의 오코노미야키 집이다... ?? ... 이곳을 오코노미야키 집이라고 해야 할지는 일단 차차 이야기 해 보기로 하자.
리뷰가 썩 좋지는 않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집이라 할 수 있다. 불호에 대한 의견은 '현금만 받는다, 불친절하다, 지저분한다, 오코미야키가 아니다...' 등등 이다.
거 참 이상하지,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난 좀 궁금하더란 말이다.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왠만한 정도라면 굳이 여행 중에 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런데 이건 뭐가 됐든 여기에만 있을 거란 말이다.
마침 교토역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려니 떠오르는 게 여기밖에 없었다.
철판에서 철판으로 한 그릇 음식
나는 다지테이블 모서리 쯤에 앉았다. 가운데 커다란 철판이 있고 뒷편에 작은 주방이 보인다. 유리문 달린 냉장고에도 재료가 다 드러나 보인다. 깔끔해 보이기 힘든 구조.
우선 나마비루 한잔을 받았다. 앞에 보이는 철판은 요리하는 철판이 아니다. 음식을 가져다 주는 철판이다. 음식을 철판 위에 받아서 두고 앞접시에 덜어먹는다. (저 아래에서 확인)
다시 말하지만 깔끔한 거 원한다면 여긴 아니다. 난 재미있었지만.
벽에는 테이블 자리가 4개 있다.
야마모토맘보 메뉴
이곳은 오코노미야키와 맘보야키가 따로 있고, 여기서 맘보야키가 시그니처이다. 그리고 다양한 철판 구이들이 있다.
이 집의 불호 이유 중 하나가 오코노미야키가 별로라는 평이다. 오코노미야키집이라 해 놓고 오코노미야키가 맛이 없다고?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할 이유가 별로 없다. 그러면 여기를 오코노미야키집이라고 해야 하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게 좀 애매하다. 그냥 철판구이집? 야키소바집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여튼 나는 맘보야키 소 사이즈와 가지구이를 주문했다. 나마비루는 이미 받았고.
참고로 이 집은 현금만 받는다. ㅎㅎ.. 갈수록 허들이 많은 집이다. 그럴수록 궁금해 하는 심보.
맘보야키와 가지구이
저 커다란 한 판은 나 말고 저쪽 끝에 온 손님들 거다. 그 옆에 소박하게 깔아준 고기가 장차 내 것이 될 예정이다. 앉아서 내 것이 완성되는 과정을 본다. 음.. 이건 영상으로 보는 게 좋겠다.
아래 영상 앞부분에 맘보야키 만들어지는 과정 있음 참고.
https://youtu.be/fhyOjr1HY30?si=WyhlpsZzCl-PIKex
가지는 진작에 나왔다.
두툼하고 커다란 가지가 겉은 적당히 바삭하고 안은 너무나 부드럽게 익었다. 우리나라 가지는 길쭉한 아이들만 상품성을 인정 받는지 마트에는 이렇게 뚱뚱한 가지가 없다. 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뚱뚱한 가지 맛있는데...
여튼 맥주와 참 잘 어울리는 가지를 먹으며 맘보야키를 관람한다.
나의 맘보야키가 몇 번의 레이어를 거치며 두툼해져서 내 앞에 왔다. 아껴 먹은 가지는 이제 2개 남았네.
오코노미야키 위에서 춤추는 가쓰오부시 대신 싱싱한 파가 잔뜩 올라갔다. 참고로 교토는 파가 맛있다. 특산물임. 예전에 교토에 왔을 때 파소면 집을 발견해서 사 먹었는데 아쉽게 그 집이 없어진 듯. 내가 페이스북 팔로우도 했었는데 말이다.
여튼 먹자, 내 앞 철판 위에 올리고 조금씩 눌게 하면서 삽으로 자르고 떠서 뜨뜻하게 먹는다.
주문할 때 계란의 익힘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어딜가나 '익힘정도'가 중요하다. ㅎㅎ. .. 나는 살짝 익힌 계란을 좋아해서 계란이 부드러운 상태로 나왔다. 이걸 맞춰 주시네.
맘보야키의 대부분은 우동면이 차지 하고 있다.
바닥에 고기를 깔고, 아주 약간 반죽물로 붙이고, 그 위에 우동, 계란 오징어 등을 올린다. 중간중간 파, 소스를 바르며 뒤집기 몇 번 하여 마무리 하는데, 그러니까 흔히 아는 오코노미야키하고는 영 딴판의 결과물이 나오는 거다. 가쓰오부시는 물론 촘촘히 뿌려주는 마요네즈도 없잖아.
많은 분들이 맘보야키 하나, 오코노미야키 하나를 주문하고 오코노미야키에 실망하시던데 여기는 맘보야키 하나, 야키 소바 하나를 주문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내가 다 먹어갈 때쯤 손님들이 차기 시작했다. 철판도 바빠졌다. 일어 못하는, 여행자 티 팍팍 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단골 손님인 듯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퇴근 후 혼자 저녁 겸 먹으러 오는 사람... 대략 심야식당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당초 여긴 현지인 단골집, 갑자기 이질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좋았다.
무엇보다 여긴 당당하게 혼밥 가능하다. 그것도 장점.
결제는 현금으로 2,100엔, 돈을 내서 그런가? 아주 친절하시던데? 어느 부분이 불친절 했을까?(리뷰에서) 내가 제주에 몇년 살아보니 특유의 투박한 시골(?) 감성이 있다. 그걸 가끔 불친절이라 느낄 수 있다. 어느덧 그게 익숙해져서 손님을 타이르듯 말끝만 올리는 서울식 서비스 말투가 불편할 때가 있거든. 여튼 불친절을 경험했을 누군가는 다 잊으셨길 바란다.
요즘들어 술을 잘 먹지 않던 내가 일본에서 유일하게 한잔 마신 저녁, 저건 술 없이 쉽지 않지. 잘 마셨고, 잘 먹었다.
102, 61-54 Koinaricho, Shimogyo Ward, Kyoto, 600-8208 일본
+81753418050
영업시간 10:00 ~ 21:30 (수요일 휴무)
내돈내산 직접 방문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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