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역 65년 노포 선술집, 재방문한 1959마라톤

부산 여행에서 서면역 마라톤집에 갔다. 몇년 전 다녀왔는데 자꾸 생각나던 곳, 푸근한 느낌, 식객에 소개된 노포이다. 요즘 날씨에 딱 좋아서 일행과 함께 다시 찾았다. 

글, 사진: 바이뷔 

 

 

푸근한 노포 분위기가 좋은 1959 마라톤

 

서면역 선술집 1959마라톤은 흔히 마라톤집이라 부른다. 카카오맵에는 1959마라톤, 네이버 지도에는 마라톤집이라고 되어 있다. 이름에서 부터 이 집의 역사를 알 수 있다. 65년 된 노포로 가운데 닷지테이블 낮고, 안 쪽에 오뎅이 끓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비주얼 만족, 그냥 들어가 앉고 싶어진다. 

'마라톤'이라는 이름도 은근 느낌있다. 가게 오픈 당시의 국내외 여러가지 이슈를 짐작할 수 있다.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에서 따온 이름이라지. 

 

 

마라톤집은 허영만 식객에도 소개된 곳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 어른이 첫번째 사진에 계신 분이다. (초상권을 여쭤보지 않아서 가렸다.) 식객에 나왔으니 TV에도 나오셨나? 찾아보니 허영만의 백반기행 김희선씨 편에 나왔었네. 

 

 

마라톤집 개성있는 메뉴

 

메뉴는 10가지, 이름이 재미있다. 해물부침마라톤은 메뉴 첫줄 이 집의 시그니처이다. 부산하면 파전인데 파전 보다 위에 해물부침이 있다. 

해물야채볶음재건도 재미있다. '재건'은 새마을운동 시절 많이 쓰던 말이다. 오픈 당시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고, 한창이었으니 이런 용어를 붙인 듯하다. 

해주식 빈대떡은 아무래도 부산에 피난민이 많았으니 자연스럽게 생긴 메뉴일 것이다. 모양상 우리집 음식과 아주 흡사하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컵라면(육개장사발면)이 있다. 오뎅국물을 부어 주는 찐한 컵라면이라고 한다. 

 

 

마라톤집 일본식 전통 오뎅

 

우리말로 순화하여 '어묵'이라 해야겠지만 어묵이라 할 때와 오뎅이라 할 때는 느낌이 또 다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 냄비에서 떠 주시는데 국물이 끝낸준다. 깊고 깔끈한 국물에 오뎅, 스지, 모두부, 버섯, 곤약, 새우, 유부주머니, 계란, 떡이 들었다. 

 

 

 

 

 부산 사는 일행, 사실 몇 년 전 이곳을 처음 소개해준 지인이기도 하다. 그녀가 유부주머니를 꼭 먹어봐야 한다며 그릇에 떠 준다. 젓가락을 콕 찔러서 주머니를 열어 보면 당면이 가득 들었다. 

 

 

이거 너무 맛있음. 파블로브의 개처럼 유부랑 당면보니까 떡볶이 생각이 나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그냥 오뎅에 떡볶이. 

 

 

이거 다 왜 포커스 망했음? 여튼 오뎅이 길거리에서 먹던 천원 꼬치랑 확실히 다르다. 역시 부산오뎅이다. 그리고 스지가 유난히 싱싱하다며 얼른 먹으라는 일행의 권유대로 홀린듯이 먹었다. 쫄깃하다. 

 

 

적당히 먹다가 오뎅국물이 식어서 조금 데워달라 요청 드렸다. 이게 또 닷지테이블의 묘미 아니겠어. 싱싱한 파를 올려 주셨다. 다시 한그릇 되 느낌. 이날 배가 너무 불러서 다 못 먹었는데 그때 남긴 게 몹시 생각난다. 

 

 

 

해물부침마라톤 

 

해물부침마라톤에는 굴, 홍합, 모시조개, 가리비, 동죽, 대합 등이 들어간다. 그런데 보이기에는 문어 정도이다. 이유는 해물을 곱게 다져 반죽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거 없어 보이지만 전 자체가 엄청 밀도 있고 진하다. 해물부침을 먹으면서 빠른 속도로 배가 불러왔다. 

 

 

해물부침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오이, 양파 절임과 먹으면 별미이다. 촉촉하게 상큼하다. 술을 엄청 당기는데 술과 함께 먹으면 전과 오뎅 완전 다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요즘 술 먹으면 다음날 힘들어서 딱 한잔으로 자제하고 음식을 남기고 왔다. 이게 제일 억울해. 

 

 

다음에 가면 해물야채볶음재건과 해주식빈대떡, 오뎅 국물을 부어준다는 컵라면을 먹어보고 싶다. 다른 메뉴 먹으러 또 부산 가야겠네. 

 

 

 

1959마라톤

부산 부산진구 가야대로784번길 54

051-806-5914

영업시간 16:00 ~ 24:00 (일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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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하고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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