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쪽 책방 소리소문 옆에 미술카페쌤이 있다. 친절한 화가 쌤이 사장, 영업부장은 마루, 그림과 커피가 함께 하는 공간이다.
글, 사진: 바이뷔
미술카페쌤은 그림이 가득한 소박한 공간이다. 누구나 이곳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곳이다. 화가 슨생님이 커피를 내려 주시고, 쿠키도 직접 굽는다.
미술카페쌤은 위치가 참 좋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책방 소리소문 옆에 있는데 책방 소리소문은 각 잡고 서점이지, 제주에 많이 있는 북카페가 아니거든. 그렇다보니 소리소문에서 책을 구경하다 보면 커피 생각이 난다. 이전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느라 이 마저도 들러보지 못했는데, 지난 제주행에서는 가보고 싶었던 미술카페쌤에 마침내 들러 보았다.
커피는 핸드드립커피를 서비스한다. 쿠키도 홈메이드 수제 쿠키이다. 사장님은 손으로 하는 건 다 잘하시나 보다. 커피도 쿠키도 맛있다.
음료 가격이 6~7,000원인데 어린이 음료는 3~4,000원이다. 요즘 제주에 노키즈존도 많은데 여긴 어린이 한테 가격 할인도 팍팍 해 주네. 책방소리소문 책 구매고객에게는 300원 할인도 해 준다. 음. 영수증 챙겨야 겠네.
쿠키 가격도 제주 여행지 치고는 착하다. 난 쿠키를 잘 먹지 않지만 초코칩 쿠키가 왠지 맛있을 것 같아 주문해 보았다.
카페에 들어올 때 부터 뭐가 그렇게 궁금한 지 쓰윽, 얼쩡 얼쩡하는 이 녀석은 마루이다. 난 큰 개를 무서워 하는 편인데 얘는 무서워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완전 애교폭격기이다. 살면서 이렇게 순딩한 개는 처음 본다. 이런 개라면 나도 키울 수 있겠다 싶은....그리고 자기를 사람들이 예뻐한다는 걸 너무 잘 안다. 개인데 고양이 같고 여우 같은 녀석이다.
이름은 마루, 사람들이 그려놓은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한다.
한참 동안 그림 배우는 일에 열심을 부렸는데 지난 겨울부터 잡지 못했다. 왜 재능도 없는 그림에 열중했느냐... 잘 모르겄다. 그 시간이 행복하니까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공부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유일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애를 쓸 수 있는 게 이거라서.
여기와서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나 같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잘 그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물론 잘 그리는 사람들도 있다. ㅎ.
사실 나는 출장중이어서, 다음 미팅에 가야 해서... 그림을 그리는 행복한 시간은 갖지 못했다. 그래도 잠시 앉아서 커피 마시고 그림 구경하니까 좋네. 아, 쿠키도 엄청 맛있다.
마루는 한참동안 꼬리를 팡팡팡팡 치며 이쁜 짓을 하더니 일행의 발 옆에 누웠다. 아니 얘는 개야? 고양이야? 너무 러블리 하다.
카페 한 쪽에는 유기견 후원모금함도 있다. 응 그래야지.
제주에 유기견이 많다. 어르신들은 반려견, 반려묘를 집 안에서 키우는 걸 용납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세 얻기도 어렵다. 휴가 때 육지사람들은 차에 실고 와서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세상에 무슨 유기를 그렇게 정성스럽게 하냐?
담번에 가면 나도 뭐 하나 그려놓고 와야지. 아메리카노를 그리든, 김을 그리든.
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동길 8-27 가동
010-6258-1965
영업시간 10:00 ~ 18:30 (수 정기휴무)
내돈내산 직접 다녀온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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