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난젠지와 수로각은 주로 철학의길과 함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행지 자체의 의미보다는 포토존으로 유명해 사진 찍기 눈치 작전도 은근 치열하다. 사진 찍는 약간의 요령도 함께 소개해 본다.
글, 사진: 바이뷔
수로각
수로각을 이야기하기 앞서 난젠지를 말해야 겠지만 사실 사진 찍으러 가는 여행자들은 수로각에 가기 위해 난젠지로 간다. 그러니 수로각부터 냅다.
수로각, 이름처럼 물이 지나는 길이다.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에도 시대의 상수도이다. 길이 93m, 폭 4m의 수로각은 1890년(메이지시대)에 로마의 수로를 모티브로 설계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 느낌이 꽤 난다. 지금은 포토존으로 유명해졌지만 건립 당시에는 주변의 다른 건축물들과는 다른 분위기, 이질감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교토의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많은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파리의 개선문처럼 후대에 사랑받는 건축물들은 비슷한 평가를 받는구먼.. 그렇다면 주변의 이상한 건축물들을 좀 눈여겨 봐야겠다. 후후훗..
혹자는 스페인의 뭐를 봐서, 요르단의 뭐를 봐서 난젠지 수로각은 감동이 덜하다라고 말하지만 인물사진을 찍는 관점으로 본다면 수로각이 훨씬 유리하다. 규모가 적당하니까 사람과 구조물을 함께 잘 담을 수가 있거든.
수로각 아래에서 아치가 중첩되는 느낌으로 사진을 찍는 게 포인트라, 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오픈런을 해야 한다고들 한다. 난 사람이 바글바글한 늦은 오후에 갔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찍어봤다.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찍으면 그나마 다른 사람이 걸리는 걸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여긴 천장 아치가 포인트니까 원하는 이미지도 잘 살릴 수 있다. 나는 바닥에 오즈모를 세우고 찍었는데 (그래서 각이 좀 극단적이다.) 동행자가 있다면 보다 미세하게 조절하여 촬영할 수 있을 듯. 단 촬영하는 사람은 무릎을 꿇어야 한다. 여친을 위해 무릎을 내어 주는 남자가 칭찬 받겠지.
그러고보니 2박 3일 교토여행에서 셀카는 딱 두 컷 찍었네. 물론 한 컷을 위해 여러 샷을 찍어야 그나마 한장 건질까말까. 그니까 한 장이 한 장이 아니고, 한 컷이 한 컷은 아님.
수로각 윗부분은 진짜 이렇게 물이 흐른다. 이게 비와호에서 오는 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썩 깨끗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물길이 살아 있다. 굳이 여기까지 올라와서 물이 있나 없나 보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게 나야.) 이 위에 올라가는 건 위험하여 금지하고 있다.
수로각 위의 물도 확인했지만 수로각 뒷편의 고즈넉한 모습이 운치있다. 수로각을 사이에 두고 앞뒤가 이렇게 확 다르다. 그러니까 한가하게 사진 찍고 싶으면 뒷편으로도 가 보면 좋을 듯.
초록 빛도 아름답지만 이거 다 단풍나무임. 지금쯤 붉게 물들어 더 아름다울 듯 하다.
사이쇼인 (최승원,最勝院)
수로각 뒷편에 사원이 하나 있다. 사람들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난젠지의 탑두사원인 사이쇼인으로 최승원, 또는 고덕암이라고도 한다.
이 곳의 기능(?)을 아는 일본인들이 와서 조용히 소원을 빌고 간다. 큰 종이 있어서 종을 치면서 기도하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와 조용한 경내가 살짝 휴식이 되는 듯한 느낌.
난젠지(南禅寺)
교토의 주요사원 중 하나라고 하는 난젠지는 선종 사원이고, 왕실의 별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고려의 초조대장경 인쇄본을 일부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 대부분이 일본의 국보, 중요문화재라고 하는데 여행자에게 볼거리는 크게 난젠인(정원), 산문과 법당, 수로각 정도로 나눌 수 있겠다.
관람시간은 08:40 ~ 17:00 이다.
난젠인(정원)의 경우 찾는이가 많지 않다. 나 역시 은각사를 둘러보고, 철학의길까지 걸어왔기 때문에 정원은 생략했다. 난젠지의 경우 입장은 무료 이지만 부분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는데 정원도 별도 입장료 600엔을 받는다.
삼문과 법당
삼문(三門)
삼문(산몬)은 난젠지의 정문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중요문화재이며 불도 수행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세개의 관문을 나타낸다. 하늘, 무상, 무작위의 삼해 탈문을 약칭한 것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천하룡문 이라 부르고 상층의 루를 고봉루라 부르며 일본 3대문 중 하나이다.
22m 높이의 2층 짜리 건물로 루에 오르면 교토시를 조망할 수 있다. 이곳은 별도의 입장료를 받으며 600엔이다.
삼문 밖에서 사진을 찍으면 삼문이 전체적으로 잘 나오고, 삼문 안쪽에서 사진을 찍으면 나무와 어루러지게 찍을 수 있다. 취향차이지만 난 안쪽에서 찍은 사진이 더 좋다.
문을 등지고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신혼부부처럼 보였다. 예뻤다.
법당
법당은 난젠지 내에서는 중심에 해당하는 메인홀이다. 난젠지 창건(1291년)에 지어졌던 법당은 우여곡절과 화재를 거치면서 재건, 개축 되었다가 지금의 모습은 1909년 재건 된 것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철학의 길을 거쳐 옆구리로 들어왔기 때문에 정원, 수로각, 법당, 삼문을 거쳐 나왔다. 봐도 내용을 모르니 내부 관람은 생략.
난젠지 앞 골목
어떤 집의 주차장이다. 대나무로 만든 바리케이트도 예쁜데, 한쪽 옆과 끝에 대나무를 살짝 심어놓는 디테일까지. .. 저거 잡초 아니지? 너무 귀엽다.
새 장식을 한 바리케이트도 예쁘다.
솟을대문(?) 위로 이름모를 이끼들이 잔뜩 덮었다. 조금씩 노랗게 변하고 있던 단풍도 예쁘다. 이제는 붉어졌겠네.
참고로 난젠지 앞에는 두부집들이 있다. 교토의 전통 두부요리를 여기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어플을 통해 두부집 예약을 했었는데 어플에서 예약 실패되는 바람에 맛보지 못했다. 일본도 많은 코스요리, 한상차림 음식들이 2인부터 예약을 받는다.
다음 교토에서는 난젠지 근처로 예약하고 싶은데 되려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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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Nanzenji Fukuchicho, Sakyo Ward, Kyoto, 606-8435 일본
+81757710365
운영시간 08:40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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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하고 작성한 글, 사진입니다.
글, 사진의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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